
최근 제주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이 사회적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수업 중 교사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형사처벌까지 이루어진 사례입니다.
사건은 2023년 3월과 4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해당 교사였던 A씨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성적·정서적으로 문제되는 발언을 반복하여 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수업 도중 A씨는 성관계와 관련된 대화가 나오자 “너희들 성관계 좋은 거다. 성관계 많이 해봐야 한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피해 학생들이 진술했습니다. 일부 학생들에게는 “몸매가 이쁘다”, “건강관리를 잘하지 못한다”는 식의 외모 비하성 발언을 하여 성적 수치심과 정서적 압박을 유발했다고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한 학생이 “대학이 중요하다”라고 답하자 A씨가 그 학생에게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반복적으로 말한 정서적 학대 혐의도 제기되었습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교사의 권위로 인해 피해 학생들에게 더욱 큰 충격과 상처를 남겼습니다.
사건은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매개·성희롱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교육 현장의 민감한 문제로 확장되었습니다. 교육자의 위치에서 발생한 발언이라는 점 때문에 사회적 논란이 크게 일어났습니다.

1심 재판은 2025년 8월 13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되어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을 함께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학생들의 증언을 들여다본 결과 피고인의 발언이 사회통념과 교육현장의 기준에 비춰 정서적·성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 측은 수업 상황에서 발생한 발언이 교육적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악의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항소심에서는 판단이 더 엄중해졌습니다. 2025년 10월 23일 제주지법 형사1부는 1심을 파기하고 벌금형을 1천만 원으로 상향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발언이 교과 수업과 관련이 없고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과 정서적 학대를 가한 점을 중하게 보았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음에도 피고인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은 점을 양형의 주요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교사의 언어권력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금 환기시킵니다. 교사가 수업 중 사용하는 언어가 교육적 맥락을 벗어나 학생의 인격과 정서를 침해한다면 단순한 실수를 넘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재판부가 아동복지법을 적용하여 성적 발언과 외모 비하를 성적 학대로 본 판단은 향후 유사 사건의 판단 기준에 중요한 선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항소심에서 형량이 증가한 것은 법원이 이번 사안을 단발적 언행의 실수로 보지 않고 구조적·지속적인 학대의 관점에서 평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 대상 언어사용 교육과 정서적 학대 예방 연수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업 내용과 무관한 성적 발언이나 학생의 외모와 인격을 평가하는 발언을 사전에 차단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요구됩니다.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정서적·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때 안전하게 신고하고 상담받을 수 있는 체계도 보강되어야 합니다. 학교 차원에서 수업 중 교사의 발언과 태도를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하는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한 교사의 잘못을 넘어 교육 시스템 전체가 학생의 존엄과 권리 보호에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를 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교육기관과 사회는 교사의 권위를 강조하기보다 책임을 강조하며 학생이 존중받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지속적으로 힘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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